실험 노트 · 5
짧은 프롬프트와 긴 프롬프트의 결과 차이 — 길이의 손익분기점
"프롬프트는 자세할수록 좋다"는 말은 이 블로그에서도 여러 번 했습니다. 그런데 얼마나 자세해야 할까요? 무한정 길수록 좋을까요? 같은 작업을 프롬프트 길이만 바꿔 5단계로 시켜봤습니다.
실험 설계
과제 고정: "동네 빵집의 신제품(소금빵) 인스타그램 홍보 문구 작성". 프롬프트를 5단계 길이로 준비했습니다.
- 10자급: "소금빵 홍보문구 써줘"
- 50자급: + 동네 빵집, 인스타그램용이라는 정보
- 150자급: + 타깃(20~30대), 톤(친근함), 분량(2문장+해시태그)
- 300자급: + 가게의 개성(새벽 4시 반죽, 프랑스산 버터), 피하고 싶은 표현("겉바속촉" 금지)
- 500자급: + 잘 쓴 예시 2개, 브랜드 스토리, 이벤트 정보, 금지어 목록 확장
결과
| 단계 | 결과 평가 |
|---|---|
| 10자 | 어느 빵집에 붙여도 되는 문구. 즉, 우리 가게 문구는 아님 |
| 50자 | 여전히 범용. "갓 구운", "행복한 한 입" 같은 상투어 위주 |
| 150자 | 여기서 크게 점프. 분량·톤이 잡히니 바로 올려도 될 수준 |
| 300자 | 가게 고유 정보(새벽 반죽, 버터)가 문구의 중심이 됨. 최고점 |
| 500자 | 300자와 비슷하거나 미묘하게 경직. 예시 문체에 갇힌 느낌도 |
관찰: 수확 체감의 곡선
품질은 길이에 비례해 늘지 않았습니다. 10자→150자 구간에서 품질이 급상승하고, 300자에서 정점, 그 뒤는 평평하거나 오히려 살짝 내려갔습니다. 500자급에서 내려간 이유를 뜯어보니 두 가지였습니다.
- 조건이 너무 많으면 AI가 조건 충족에 집중하느라 문장의 자연스러움을 희생한다.
- 예시를 주면 통제력은 좋아지지만, 예시가 평범하면 결과도 예시 수준으로 하향 평준화된다.
배운 것
- 효과 순서는 길이가 아니라 정보의 종류였다: ① 용도·분량 ② 타깃·톤 ③ 나만의 고유 정보 순으로 품질을 끌어올렸다. 고유 정보(새벽 4시 반죽)가 들어간 순간이 진짜 분기점.
- "길게 쓰기"가 아니라 "고유 정보를 넣기"가 본질이다. 같은 300자라도 미사여구 300자는 10자와 다를 게 없을 것.
- 예시는 양날의 검. 정말 좋은 예시가 있을 때만 붙이자.
실무 감각으로 정리하면: 대충 세 문장 — 뭘, 누구에게, 우리만의 무엇 — 을 채우면 프롬프트 길이는 저절로 '충분히' 길어집니다. 글자 수를 세지 말고 정보 조각 수를 세세요.